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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축사 자리에 태양광 패널… 악취 나던 빈촌이 ‘에너지 자립’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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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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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06-27 13:33


폐축사 자리에 태양광 패널… 악취 나던 빈촌이 ‘에너지 자립’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폐축사 자리에 태양광 패널… 악취 나던 빈촌이 ‘에너지 자립’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주민이 郡에 환경개선 “SOS” / 마을 노령화로 폐축사 늘고 악취민원 쇄도 / 郡지원 업고 정부사업 선정… 마을정비 시작 태양열 시설로 온수 ‘콸콸’… 주민 “좋아요” / 생산 전기 팔아 7억대 수익 창출도 기대 / ‘알프스 하동’ 꿈꾸는 하동군 / 정부 신재생에너지 사업 4년 연속 선정 / 자체 태양광 시설로 세외수입도 ‘쏠쏠’ / “명실상부한 에너지 자립도시 향해 매진”


24일 경남 하동군 적량면 영신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줄지어 늘어선 태양광 패널이 눈에 띄었다. 깔끔한 모습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기가 다 불법 폐축사였다”는 군 관계자의 말이 거짓말처럼 들렸다.

한때 악취가 심해 걸핏하면 다른 마을에서 군청에 민원을 제기했던 영신마을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삶의 질을 대폭 개선했고 수익 창출도 이룰 수 있었다. 올해 전력 판매로 예상되는 영신마을의 수익은 약 7억3000만원이다. 생활 개선을 위한 주민들의 의지와 군 행정의 적극적인 지원이 어우러진 덕이었다.

하동군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공모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되는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도가 뛰어나다. ‘알프스 하동’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친환경 발전에 관심이 많고 자체 태양광발전 등을 통한 세외수입도 쏠쏠한 편이다.

◆가난과 악취의 마을이 ‘행복마을’이 되기까지

 영신마을은 1943년 주민들이 거주를 시작한 한센인 마을이다. 수십년 동안 가난했다. 주민의 80%가량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저마다 소규모 축사를 지어 양돈·양계를 업으로 삼았다. 시간이 흐르자 주민들의 노령화로 빈 축사가 늘어났고 오·폐수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비가 내리는 날에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악취와 관련해 인근 마을에서의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이덕구 영신마을 이장은 “아무리 씻는다고 씻어도 분뇨 냄새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며 “마을에 사는 학생이 읍내 학교에 가면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변화는 마을 내부에서부터 시작됐다. 주민들이 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자진해 꾸리고 군청에 도움을 요청했다. 마침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하지만 인프라가 워낙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시작부터 문제였다. 당시 마을 집의 대부분은 노후한 슬레이트 지붕을 얹고 있어 신재생 발전설비를 설치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산업부 예산으로는 그 부분까지 충당할 수가 없었다.

이때 농림축산식품부의 ‘새뜰마을 조성사업’이 구원투수가 됐다. 새뜰마을사업은 달동네, 쪽방촌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대해 생활기반시설, 집수리 지원 등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영신마을은 이듬해인 2016년 1월 새뜰마을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방치 건축물 74동을 철거하고 집 39채를 수리했으며, 지붕 24동도 개량할 수 있었다. 휴식공간 조성과 마을길 정비는 덤이었다. 금상첨화로 그해 8월엔 산업부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주민공동체 생활을 통해 주민 간 화합이 잘되는 마을이었지만 모두의 뜻이 같을 수는 없는지라 추진 과정에서 잡음도 나왔다. ‘어쨌든 자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 아니냐’ ‘괜히 귀찮기만 하고 실제로 좋은 게 있느냐’ 등의 의심을 해소하고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새뜰마을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 이장이 팔을 걷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폐축사부지 내에 혼재해 있던 10가구는 간이양로주택을 신축해 이주하게 되기도 했다. 결국 올해 1월 영신마을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은 무사히 준공됐다. 이 이장은 “(사업을) 반대하던 주민들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뒤에는 더욱 좋아한다”며 “태양열 발전시설이 있는 집은 온수까지 해결되니 더욱 좋다”고 전했다. 영신마을의 발전설비를 통한 전기 생산량은 연간 4200㎿h(시간당 메가와트)로, 올해 예상 판매수익은 7억3000만원이다.

◆친환경·재생에너지 발전 앞장 ‘알프스 하동’

영신마을이 이처럼 정부 지원 사업을 연이어 따낸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이거나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일찍부터 친환경·재생에너지에 눈을 돌린 하동군의 노하우가 접목됐기 때문이다. 하동군은 화개면 5개 리가 올해 산업부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15억2800만원을 확보했다. 2016년 화개면 목통마을, 2017년 영신마을, 지난해 화개면 의신마을에 이어 4년 연속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하동군은 자체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해 전력을 판매해 세외수입을 올리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총 9개소, 331㎾ 전력용량으로 4월까지 전력판매수익 1억4586만1000원을 올렸다. 보건소 옥상, 공설운동장 등에는 민간이 투자한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민간에 임대해 수익을 내기도 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농민 참여 영농형 태양광 시범사업’을 통해 농지 위에 발전설비를 배치하고 밑에서는 그대로 벼를 재배해 이로 인한 발전수익을 주민 복지에 쓰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앞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 등이 더욱 확대되도록 노력해 하동군이 명실상부한 에너지 자립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동=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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